울산광역시와 100만울산시민께 보내는 호소문

 

“차라리 모든 것을 버리고 울산을 떠나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가운데 자리를 함께 하여주신 기자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울산 삼남면 작동리 산현에서 태어난 울산토박이 예술인입니다.


얼마전 저는 남구에 있는 본인의 조그마한 연습실에서 참을 수 없는 수치와 절망감에 기어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지난 23년간 오로지 우리 민족예술에 대한 공부와 우리 소리에 대한 애정으로 한 길만을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2007년도 문예진흥기금과 무대진흥기금의 선정결과를 보면서 또 한 번 당혹감과 참담함을 넘어 진정

울산의 문화예술의 미래가 있는지 다시한 번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척박한 울산문화예술의 토양에서 그것도 전라도 지역의 내노라하는 소리꾼들을 제치고, 드디어는 울산 최초 아니

경상도지역 최초로 판소리로 전국국악대제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할 만큼 본인의 판소리의 실력은 오히려 내고향

울산보다는 전국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울산의 경사라 할 수 있는 2006년 제6회 박녹주 명창 기념 국악대제전에서의 대통령상 수상은 저에게

비애감만 주었을 뿐이었습니다.


울산예술계의 경사임에도 도대체 어느 누구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저는 어이없는 마음에 대통령상을 직접 들고

울산광역시청을 찾아가기도 하였지만 담당부서에서는 ‘상장을 복사해놓고 가라’는 식의 대답만 듣고 왔습니다.


울산 출신의 판소리꾼으로 전국적으로는 물론 러시아와 일본에서조차 감사장을 보내주시며 계속적인 득음을 향한

수련에 고마움을 표하고 우리 민족예술과 우리 소리의 발전에 힘써 달라는 당부를 받았지만 정작 내고향 울산에서는

어째서 이리도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는 것일까요?

선후배 소리꾼들중에서는 똑같이 대통령상을 받았을때 도나 시가 직접 나서 그 예인의 기량을 그 지역 시민들에게 직접

들려 줄 수 있도록 대관은 물론 홍보와 예술향유의 자리를 열어주었다는 소식을 들었던 저는 얼마나 부러웠던지,

아니 울산출신이라는 것에 얼마나 부끄러워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얼마전 발표한 2007년 문예진흥기금과 무대작품제작지원기금의 선정결과를 보고는 다시한 번 참혹해지는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직접 국악대제전에서 받은 대통령상을 들고 시청을 찾아갔지만 무안만 받았던 낭패감 때문에 마치도 손을 벌리는 것

같아 죽기보다 기금을 신청하는 것이 싫었지만,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막대한 공연비용의 일부라도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에 두 기금을 신청하였지만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습니다.

도대체 문화예술진흥기금이나 무대작품제작지원기금의 선정 기준은 무엇입니까?


이는 단순한 무관심의 차원이 아닐 것입니다.


각종 문예기금의 선정기준과 잣대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선정과정과 결과에 대하여 아무 거리낌이 없다면 선정사유에 대해 발표를 하지 않고 선정자만 발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투명행정, 청렴한 공직사회에 대한 염원은 비단 예술인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바램이자 권리이기도 합니다.

단지 어느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협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서라면 저는 끝까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지금 홀로 자비로 지역의 뜻있는 예술인들의 정성을 모아 대통령상 수상 기념 판소리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4월 25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지난 23년간 오직 우리 민족의 소리만을 향하여 정진해 온

저의 삶의 과정을 그대로 공연속에 녹여낸 공연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마음을 비우고 울산시민들과 만나게 될 공연에만 몰두하려 합니다.


울산문화예술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독점과 담합, 그 악명높은 문화예술계의 독선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가난하지만 예인의 삶을 꿈꾸며 열심히 땀흘리는 후배 예인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러한 병폐에 맞서 결연히 싸워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 울산문화예술계를 살리고 나아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후배예술인들에 대한 선배예술인들의 의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1. 본인의 각종 기금에 대한 탈락사유를 공개해주십시오.


2. 울산광역시는 2007년 문화예술관련 기금 선정의 기준과 선정 이유를 공개하여 주십시요


3. 2007년 기금선정결과와 관련 특정 편법,중복의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해주십시요


4. 예술계의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관련 위원회의 투명한 운영을 위한 대안을 제시 하여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7. 3. 20 이 선 숙